<사냥꾼의 밤> 이라는 영화를 봤다.
왓챠에 다른 사람이 만든 오컬트 호러 영화 콜렉션에 있어서 골랐다.
호러.. 일수는 있겠는데 오컬트? 여기 오컬트가 어딨어? 달 클로즈업이나 인서트로 들어간 동물 컷들만보면 그렇게 착각할 수는 있겠지만. 영화 자체는 시대를 감안하면 적당히 잘 만든 스릴러에 화면이 정말 아름다워 좋았다. 감독은 이 작품이 처절할 정도로 흥행에 실패해서 이 이후로 영화를 만들지 못했다는데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이하 스포일러 있음.
악역을 연기하는 로버트 미첨의 연기가 깔롱지고 파월의 감언이설에 속아넘어갔던 사람들이 그의 본색이 드러나고 범죄 혐의로 체포되자 분노하여 때려죽이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에게 속아 이웃이 죽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보다도 감히 나를 속였다는 분노와 마음놓고 비난할 대상을 기다려온 것만 같은 기꺼운 감정이 드러나는 모습들을 보고 60여년 전의 대중들과 현대의 대중들 사이에 달라진 점이 없구나 싶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드디어 잡혀가는 파월을 보고 겨우 이런 것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들이 죽고 선한 양의 얼굴을 한 사람이 괴물이 되었냐고 원망하는 듯 아버지가 목숨까지 바쳐가며 숨겼던 돈을 집어던지며 오열하는 쟌의 모습과 흥분한 대중들에게 휩쓸리지 않고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피신하는 쿠퍼 부인의 모습이 이성을 잃은 군중들의 모습과 대비되어 더욱 빛났다.